봄꿈 / 조명제
(낭송 고은하)
느닷없이
꿈길로 찾아오신 당신
사는 것이 재미없다고
그리 시큰둥하시면
꿈에라도 이 몸이 애달플까
원하지 않아도 찾아오고
보내지 않아도 떠나가는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는
사랑노래를 종일 듣다가
달빛에 흐드러지는 꽃바람을
밤늦도록 쐬다 잠들자
느닷없이
꿈길로 찾아오신 잊었던 당신
예전에 그랬듯이
스치듯 손목을 잡으시면
꿈에라도 이 몸이 어지러울까
그리움이 노을빛처럼 타고
기다림이 강물처럼 흐르고
외로움이 바다처럼 채워지지 않는
그것이 정녕 사랑이라고
저녁 내내 노래 귀못을 박다가
꽃샘추위가 옷속까지 스미는 봄밤을
달따라 걷다 잠들자
느닷없이
꿈길로 찾아오신 나의 사람이었던 당신
이제라도
편안히 기대고 누우시면
꿈에라도 이 몸이 당신의 언덕이 될까
하나 그리 오래 가지 못하는
봄날의 장난
다시 잠들고 싶은
봄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