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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은 초록만으로 이 세상을 적시고 싶어한다.

매만져 고통이 반짝이는 날은
손수건만한 꿈을 헹구어 햇빛에 널고
덕석 편 자리만큼 희망도 펴놓는다.

가도 가도 닿지 못한 햇볕같은 그리움
풀잎만이 꿈의 빛깔임을 깨닫는 저녁
산그늘에 고요히 마음 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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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꿀수록 사나와지는 것이 꿈이라지만
언덕에 오르면서 싸리꽃 한 송이에 눈 맞출 수 있음은
위안이다

한 번 뿌리 내린 곳이 일생이 되는 나무들
한번도 밖을 나가본일 없어도 나무들은 외롭지 않다.
작년의 씨앗을 떠나보내고 올해의 씨앗을 맺기까지
그들은 얼마나 조심스런 생을 운반해 왔는가

시름을 만나면 벼랑에서라도 술잔 나누고
그의 펄럭이는 욕망 밤나무 가지에 매어둔다.

나는 가겠네, 내 無心 깨우러 가시 꺾어 손가락 찌르며
손끝에 듣는 피 노래에 씻겨 물 속의 푸른 물결 하나
보탤 수 있다면.
(사진:월인천강
싯귀:이기철의 여러 시에서 인용)
(영화'황금연못'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