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소액서민금융재단 이사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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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정희경 부국장대우 금융부장· 정리=권화순·사진=이명근 기자 | 2009/09/25 09:35 | 조회 529

     
     
     금융소외자
    담보없어도 저리로 대출지원"


    "개방경제, 정보화 시대에는 빈부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승자'들이 '사회적인 책임'을 고민해야 하죠. 마이크로 크레디트(무담보 소액대출) 사업이 그 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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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유 소액서민금융재단 이사장(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무담보 소액대출 지원 사업에 깊은 애정을 내비쳤다. 45년간 금융인의 길을 걸어온 그는 "평생 금융혜택을 받으며 살았다"며 "금융소외 계층을 돕게 된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오는 12월 출범하는 '미소금융중앙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았다. 이 재단은 대기업·은행 기부금 1조3000억원, 휴면예금 7000억원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추가로 은행권이 2012년까지 2500억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지난 2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김승유 이사장을 만나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에 남다른 애정이 있어 보인다.

    ▶내게도 대부업체나 사채업자가 '돈 빌려 주겠다'며 전화를 해온다. 금융소외자들이 사금융을 이용하면 금리가 30%를 넘는다. 이런 고금리로는 도저히 자활을 할 수 없고 영원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신용도에 따라 대출을 해주는 상업금융기관이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처지를 생각해보면 미소금융재단의 역할이 크다.

    -지원방식을 사회공헌 차원으로 접근할지, 아니면 적정한 금리를 받고 수익성도 챙겨야 할지 고민스러울 듯 한데.

    ▶지속적으로 빈민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더라도 적절한 금리를 받는 것은 필요하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뱅크'의 경우 20%를 넘는 금리를 적용하고 있고 미국에서 시작한 '그라민 아메리카 뱅크'도 그렇다.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사회공헌 차원으로 할지, 적절한 금리를 받을지 논의가 오가고 있다. 다만 미소금융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재원 자체가 기부금 내지는 휴면예금이기 때문에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기업 기부를 두고 정부가 독려를 한 게 아니냐며 '색 안경'을 쓰고 보기도 한다.

    ▶민간 차원의 지원으로 보는 게 맞다. 길게 보면 대기업에게도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예컨대 한 기업이 출연을 하면 그 기업 이름을 따서 '미소금융재단'이 하나 생기는 것이다. 스스로 이름을 붙이기 때문에 홍보 차원에서도 손해될 게 없다. 또한 출연금은 손비 인정을 받기 때문에 법인세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세금 부문은 어느 정도 정부 지원으로 해석해도 될 것 같다.

    -우리나라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민간 차원에서 과거 10년을 따져도 지원 규모가 1400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거의 없거나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돈이 되는 일이 아니니 사회 전체적으로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대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예전에 비해 활발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얘기할 때 초기 단계는 자선적 기부 형태다. 우리 사회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고 있다. 삼성이 1년에 수천억원을 사회공헌 활동에 쓰고 있다. 다른 기업들 지원액까지 합치면 적지 않은 규모다.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배려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대출 브로커가 나오는 등 악용사례도 나온다.

    ▶내가 원래 언론 인터뷰를 많이 하지 않은 편인데 이번엔 좀 열심히 하려고 한다. 무담보 소액대출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다. 직접 오면 상담을 해준다는 것을 홍보하려고 한다. 이중 수혜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 전산 시스템 정비 등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 물론 무조건적인 시혜는 안된다. 신용사회와 연결돼야 하기 때문에 '부채탕감식'으로 접근하지 않을 것이다.

    -인프라도 문제지만 전문 인력 확보도 필요할 것 같다.

    ▶'미소봉사단'을 만들려고 한다. 과거에 은행원이었던 분도 좋고 금융에 몸담은 분이나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대출할 때 심사를 하고 인터뷰, 사후 관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건비를 주면서 고급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회봉사에 대한 사명감을 가진 사람을 모으는 것이 관건이다. 300명 정도는 필요하다.

    -금융권도 미소재단에 관심을 갖고 있나.

    ▶하나금융은 지난해 '하나희망재단'을 만들어 이 사업을 먼저 시작했다. 이 조직을 미소금융재단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이 조금 앞서 나가고 있어서 내가 이사장까지 맡게 됐는데 다른 은행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은행 연체율도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은행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외국인 노동자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특화를 한다면 외국인 송금 거래 등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금융 소외자 지원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반적인 상황은 내가 잘 모르겠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는 말도 있지 않나. 정말 은행 문턱도 넘지 못하고 가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은행 돈 떼먹자'는 것도 아니고 그저 급전이 필요한 것뿐인데 빈민층은 손을 벌릴 친인척도 많지 않다. 창업자금 지원이나 외국인 노동자, 여성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특화해서 지원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약력>
    △1961년 경기고 졸업 △1965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1965년 한일은행 입행 △1971년 남캘리포니아대 경영학 석사 △1971년 한국투자금융 입사 △1976년 한국투자금융 증권부장 △1980년 한국투자금융 부사장 △1991년 하나은행 전무 △1997년 하나은행장 △2005년~ 하나금융지주 회장 △2009 ~소액서민금융재단 이사장